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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ailing from the city of Seoul, South Korea, now split my time between the urban landscapes of Seoul and Chicago. Currently studying Cinema Studies and Interaction Design at K-Arts and CCC, I am also actively engaged as a journalist and an (amateur) film critic. Beyond the realm of academia and professional pursuits, I love playing electric guitar, making website, watching film, and walking around the city.
‘Unreal Estate’
홍유라
헤테로토피아(Heterotopia)는 한 사회 내의 여타 공간들과는 다른, 어떤 방식으로든 구분되는 ‘이질적인 공간’이다. 이 때 이질성이란 결국 한 사회가 일상적인 것, 정상적인 것으로 규정한 한계의 바깥에 위치하는 무엇인가에 관련되는 공간임을 의미한다. 집은 ‘주거’라는 주 목적을 잃고 투자와 투기를 위한 반(反)-공간이 되었다. 예전의 한남동의 고급 주택가는 서울 내에서도 이질적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. 그러나 이제 서울에 위치한 모든 집들이 헤테로토피아가 되었다. 기성세대가 당연하다는 듯이 가지고 있었던 집이라는 공간은 20대가 감히 살 수 있다고 꿈도 꿀 수 없는, 즉 절대 깰 수 없는 게임이 되었다.
익숙했던 곳들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폐허가 되었다. 그리고 그 땅에는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. 지금 공사중인 수많은 아파트 중에 자신이 살 수 있는 집은 없을까? 영화는 16비트의 옛날 게임 형식을 차용하여 이 현실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다양한 주거 환경에서 살고 있는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. 그들은 ‘내집 마련’에 조금씩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.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자가(自家)를 마련하여 서울에 발붙이고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확답을 내리지 못한다. 제로 베이스로 서울에 상경한 사람이면 더더욱 그렇다. 서울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게임을 모두가 똑같이 하고 있어도 수도권의 이방인인 이들은 출발선이 다를 수밖에 없다.
넷플릭스에는 <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집>이라는 콘텐츠가 있다. 이 TV 시리즈는 자연과 맞닿아 있어 시야가 트인 전망 좋은 집들을 소개한다. 경이로운 집의 주인들은 항상 행복해보인다. 이 프로그램을 보는 서울의 젊은 세대는 다달이 월세를 내며 6평 남짓한 방에 살고 있다. 집이라는 헤테로토피아는 열려 있는 듯 보이지만, 우리를 계속해서 바깥에 놔두는 속성을 가진다. 20대들은 언제든지 한남대교에서 고급주택을 볼 수 있고, 월세를 내고 ‘성북구 화랑로’에서 살 수 있지만 그 집을 완전히 가질 수는 없다.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서울에서 집 구하기는 비현실적인 퀘스트이다.